[신치림] EPISODE 01 旅行(여행)

지금도 제작자로 뮤지션으로 심사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윤종신, 가수 정인의 남편이자 개그캐릭터로 알려져 있지만 홍대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던 기타리스트인 조정치, 세상의 모든 음악을 할 거 같은 실력파 뮤지션 하림. 이 세 사람이 뭉쳐 만든 프로젝트 포크 밴드 신치림의 앨범입니다. 팀명이 각자 이름에서 따온 것 같지만 믿음(信)으로 다스리는(治) 아름다운(琳) 소리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이 앨범은 2012년 2월 7일 발매되었습니다.

 

신치림 앨범 쟈켓 앞면

 

 

트랙순서 (굵은 부분은 추천곡)

 

1. 퇴근길 Title

2. 당신이 떠나지 못하는 이유

3. 출발

4. 너랑 왔던

5. 모르는 번호

6. 올래올래

7. 마지막 노래

8. 굿나잇

9. 배낭여행자의 노래

 

 

워낙에 유명한 뮤지션들이 뭉쳐서 만든 앨범이라 각종 악기가 사용된 화려한 앨범일 것 같지만 의외로 포크를 기반으로 한 사운드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당시 한 잡지사의 인터뷰에서 세 사람 모두 복고를 좋아해서 앨범도 전체적으로 복고적인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트랙 순서를 들여다 보고 앨범을 들어보면 느낄 수 있지만 일상에서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앨범에 담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앨범의 제목이 여행인 이유도 앨범을 들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퇴근길에 친구랑 소주 한 잔 했습니다. 취기가 도니 오늘따라 헤어진 그녀가 많이 그립습니다. 한숨을 쉬면서 돌아가면서 하늘을 보는데 굉장히 청명하네요. 이렇게 하늘을 보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잠시 앉아서 생각에 잠겨보니 갑자기 떠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일단 먹고사는 문제, 해결해야 할 문제 등등등... 하지만 이왕 마음먹은 거 어렵게 휴가를 냅니다.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출발하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너랑 왔던 그 장소에 와 있습니다. 가슴이 많이 아려옵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그날의 추억에 잠겨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그녀입니다. 어색한 인사가 흐르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합니다. 아직은 그녀를 사랑하기에 나 그때 여기에 있다 여기로 올래 올래 하고 싶지만 결국 하지 못 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이제는 정말 그녀를 잊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궁상맞게 혼자 술에 취해 마지막 노래를 불러 봅니다. 이러는 것도 이제 마지막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제 다시 일터와 집이 그리워집니다. 따뜻한 밥도 먹고 싶고 무엇보다 편안한 우리 집과 김치찌개가 그립습니다. 그래 집으로 가자. 앞으로 더 좋은 날이 있겠지. 굿나잇. 그리고는 오랜만에 단잠을 청합니다. 아침이 되어 시원한 기분으로 돌아갑니다. 그래 이제 다시 한번 시작해 보는 거야. 푸근한 배낭여행자의 노래가 돌아가는 길을 더욱 가볍게 합니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예전에 이 앨범을 듣고 제목을 끼워 맞춰 이렇게 써 봤었습니다. 글은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신치림 앨범 쟈켓 뒷면

 

이 앨범을 듣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이 앨범의 의도를 잘 이해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저는 이 앨범을 듣고 무작정 바다를 보러 여행을 떠났으니 제작자의 의도를 잘 파악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복잡한 일과 생각에 얽혀 있다면 이 앨범을 들고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다들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치림- 배낭여행자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5kOs14sUk9s

 

 

※ 이 블로그의 모든 사진은 직접 구매한 앨범을 촬영 혹은 스캔하였으며 리뷰 역시 직접 듣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