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경] 1집 아직 어린 나

1993년 발매된 신수경의 데뷔 앨범입니다.

 

신수경 데뷔 앨범 쟈켓

 

트랙 순서(굵은 표시는 추천곡)

 

1. 아직 어린 나 (Title)

2. 더딘 시간 속에

3. 이별 같은 사랑

4. 소중한 것은 언제나

5. 나 항상 그대 곁에

6. 나는 네가 있어 슬픔인 거야

7. 사랑했던 날들

8. 너를 떠날 시간

 

지난여름, 회사 일에 지쳐서 멍하니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그때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이 SBS의 간판 예능인 [런닝맨]이었습니다. 평소 음악 방송 외에는 TV를 잘 시청하지 않는 편이지만 런닝맨만큼은 챙겨보는 편이라 습관처럼 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송지효 배우의 팬이긴 합니다. ㅎㅎ)

 

늘 그랬듯 멤버들을 보면서 웃으면서 일주일간 쌓여있던 피로가 풀던 도중 잠시 지나쳤지만 냉면집 사장님이 낯이 익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유재석이 소개해 준 사장님의 정체는 바로 90년대 중반 활동하였던 가수 신수경이었습니다. 그때 바로 이 앨범에 대한 리뷰를 써야 되겠다 싶었는데 게을렀는지 이제야 쓰게 되네요.

 

런닝맨 출연 당시 신수경 (방송 화면 캡처)

 

 

1993년에 데뷔한 그녀가 데뷔 당시에는 그렇게 주목받는 뮤지션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코미디언 故이주일의 유행어인 "콩나물 팍팍 무쳤냐?"를 표정과 몸짓까지 기가 막히게 성대모사를 하면서 단숨에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이후 당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무대를 자주 볼 수 있었으니 그 화제성을 잡는 데는 성공한 셈입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당시 중2였던 사춘기 소년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예쁜 외모의 반전 매력에 반한 셈이죠. 

 

앨범은 전형적인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유행했던 발라드 사운드로 채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신수경의 몽환적인 목소리가 이 앨범을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오늘 같이 비 오는 날에 들으면 한층 몽환적인 분위기가 더욱더 배가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타이틀 곡인 "아직 어린 나", 이문세의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연상케 하는 발라드곡 "더딘 시간 속에", 중간 템포의 곡인 "소중한 것은 언제나", 앞의 곡들과 다르게 건방진 듯한 창법으로 경쾌하게 마무리하는 "너를 떠날 시간"까지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빠져들어 마지막 트랙이 끝나 버리는 매력적인 앨범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가진 화재성에 비해서 이 앨범이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당시에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얼굴을 알리고 있었지만 전부 "콩나물 팍팍 무쳤냐?"만 시켰던 통에 그녀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완전히 묻혀 가수로서의 매력보다는 예능인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당시 한 방송에서 콩나물을 시키려고 하자 너무 당황해하면서 마지못해 목소리만 흉내 내던 모습은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또, 그 임팩트가 얼마나 강했는지 아직도 유튜브에 그녀의 영상을 보면 콩나물 댓글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후 2집 앨범도 발표하고 댄스곡으로 한 차례 변신도 시도하고 이은하의 곡을 리메이크한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같은 발라드 곡으로 활동을 하지만 큰 인기를 얻지는 못 하고 활동을 중단하였습니다. 이후 영국으로 떠나 현지에서 밴드 활동을 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레게 그룹인 닥터 레게의 리더였던 김장윤과 결혼하였다는 근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신수경 데뷔 앨범 쟈켓

 

 

런닝맨 출연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냉면집을 하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끈을 아직 놓지 않고 있고 기회가 되면 앨범을 내고 싶다고 밝혔는데 쌍수 들고 환영합니다. 이제는 콩나물이 아닌 뮤지션으로서의 그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신수경 - 아직 어린 나 

https://www.youtube.com/watch?v=FINY5of_aW0

 

 

 

※ 이 블로그의 모든 사진은 직접 구매한 앨범을 촬영 혹은 스캔하였으며 리뷰 역시 직접 듣고 작성했습니다. (중간의 사진은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